티스토리 뷰


최윤필의 『가만한 당신』에 이어 『함께 가만한 당신』을 연이어 읽으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해봤다. 1.우선은 기자로서 매주 부고(訃告) 하나씩을 공들여 쓰는 상황에 대한 것이다. 매주, 아니 매일 누군가는 이 세상을 뜬다. 그 중 한 사람을 ‘편파적으로’ 골라 그의 생애를 추적하는 일이 바로 이 부고 쓰기다. 원고지 60매 분량. 그 안에 그 사람의 생애와 그가 살다간 시대와, 그가 이루고자 했던 이상과, 맞부딪혀만 했던 현실 등등을 담아야 한다. 어떤 한 분야의 인물도 아니다. 사회 운동가도 있고, 작가도 있고, 과학자도 있고, 음악가도 있으며, 누명을 쓴 범죄자도 있다. 어떻게 그들을 알아내는 걸까? 2. 그리고 매주 죽음을 대하는 기자는 조금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그러나 곧 고쳐 생각하게 되었다. 글에는 죽음에 관한 기록보다는 그들의 삶에 관한 기록이 압도적이다. 그러니까 기자는 매주 죽음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활동적이었던 인물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기록하는 것이다. 실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더 활력이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3. 대학 시절 신문에서 정운영 선생의 칼럼과 고종석 기자의 글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관점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그보다는 그냥 그들의 글을 기다렸다. 그 후로 어떤 기자의 기사나 칼럼을 ‘글’을 읽기 위해 찾아 읽었던 기억이 거의 없다. 최윤필 기자의 ‘글’을 읽기 위해 한국일보 홈페이지를 기웃거릴 것 같은 느낌이다. 4. 모두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관한 기록이다. 2014년부터 2016년 어느 시점까지의 글들이니 그들이 살아간 시대, 그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시기는 20세기 중, 후반이다. 말하자면 당대에 관한 기록인 셈이다. 위인이라고 할 수는 없으되, 그렇다고 평범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은 아닌, 그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려 했고, 세상이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기록은 그들이 살아 있을 때의 활동과 평가에 관한 것이지만, 그들에 관한 기록은 앞으로도 덧붙여질 것이다. 그들이 세상을 수동적으로 살다 가지 않았기에 그들 삶의 흔적은 이어질 것이다. 그 흔적은 점점 희미해지며, 또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따지자면 그들은 아직 ‘가만한’ 이들은 아닌 셈이 아닌가 싶다. 5. 다시 나의 부고를 생각하게 된다. 내 죽음 이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나에 대한 기억은 얼마나 지속될까? 그러나 그런 질문은 부질없다. 소용없다. 의미가 있지도 않다. 이 부고집(訃告集)에서도 보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 이후의 자신을 보지 않았다. 죽음 이후를 생각했다면, 아마도 자신이 아니라 사회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기록되었다.
가만한 당신 에 이은 함께 가만한 당신
기록과 증언을 넘어 ‘맵시’까지 담으려는 부고

함께 가만한 당신 은 전작인 가만한 당신 에 이은 책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다 조용히 떠난, 그러나 거대한 동공처럼 큰 빈자리를 남긴 서른다섯 명의 삶을 담담하게 써내린 부고. 한국일보 선임기자인 저자는 지금 우리가 상식으로 여기는 가치들을 일구려고 노력했던 사람들, 그러나 떠난 뒤 기억에서 사라져 잔물결도 일지 않을 것 같은 이들 을 편파적으로 주목했다. 그들의 덜 알려진 삶을 애정을 담아, 영웅주의로 쉽게 재단하지 않고, 그 삶의 결대로 곱씹는다. 억압과 불평등과 편견에 맞섰던 삶 또는 자유와 해방을 추구했던 삶의 복잡다단한 맥락과 질감이 선명하다. 저자는 열띤 삶 뒤에 큰 영예와 주목을 누리지 않고 사라져간 인물들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그들의 소소한 면면, 그 ‘맵시’까지 담으려 노력했다.

함께 가만한 당신 에 수록한 서른다섯 명은 전작의 인물들과 비슷한 결을 띠지만 이번에는 분야가 조금 더 두드러지거나, 조금 더 통쾌한 삶이거나, 조금 더 대중에 익숙한 인물들이 더해졌다. ‘동물권’의 수호자로 야생동물 복지 시설 ‘티기윙클스’를 설립한 레스 스토커, 잡지 「맥심」의 발행인으로 여러 매체를 거느리다 전 재산을 숲 재단에 기부하고 떠난 펠릭스 데니스, 힐튼호텔 창립자 콘래드 힐튼과 자자 가보의 딸로 홈리스인 채 숨졌으나 자기 삶을 스탠딩코미디로 승화했던 프란체스카 힐튼, 귀족에 대한 통념을 비웃고 여든 넘어 새 결혼을 할 만큼 자신에게 충실했던 알바 여공작, 애완 돌 ‘펫록’을 대유행시켜 웃음을 주고 무용함의 유용함을 돌아보게 만든 게리 달 등, 다른 지면들에서 가십처럼 다루어지기도 했지만 분명 세상을 더 살 만하고 즐겁게 만든 인물들이 책 곳곳에 포진해 있다.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는 투지와 저항 말고도 여러 수단과 방식이 있음을 알려준 사람들. 저자는 이들의 삶을 급히 지나치지 않고, 인생의 순간순간에 있었을 체념과 오기, 안도와 웃음까지 느리고 깊은 눈길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발문ㅣ김탁환

동물권 수호자 - 레스 스토커
어떤 야생동물도 외롭지 않도록

위엄 있는 침묵 - 발레리 스토리
40여 년을 고수한 A6 살인의 진실

고독한 선택 - 피터 오언
영국 독립출판의 지조

형제는 용감했다 - 대니얼 베리건·필립 베리건
베트남전쟁을 반대한 형제 신부

끼어 있는 주체 - 미셸 클리프
인종·성·민족 차별의 교차로에서

언브로큰 - 루이스 잠페리니
2000마일의 표류와 전쟁 포로 끝에 집으로

관타나모의 인권운동가 - 마이클 래트너
미국의 야만을 고발하다

늦지 않은 페미니즘 - 브누아트 그루
누구보다 열정적인 쉰두 살의 페미니스트 선언

허리케인 카터 - 루빈 카터
누명과 함께한 49년의 지옥, 28년의 천국

상식의 판사 - 아이라 하커비
행복한 남의집살이를 위하여

루저들의 변호사 - 마이런 벨덕
정의는 저절로 솟구치지 않는다

삶은 코미디 - 프란체스카 힐튼
비운을 웃음으로 승화한 힐튼가의 비상속녀

천상의 음색 - 지미 스콧
병이 만든 목소리로, 삶을 담아서

통념은 가라 - 알바 여공작
주눅 들지 않는, 자신에게 충실한 삶

돌 보기를 금처럼 - 게리 달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

협상 너머 무지개 - 펠릭스 데니스
공허함을 조롱한 [맥심] 발행인

카투니스트 시인 - 찰스 바소티
간결한 선과 여백으로 그린 진실

공감과 존중의 다이어트 - 진 나이데치
‘몸무게 감시자들’을 설립한 전 비만녀

생물학자에서 성과학자로 - 마틴 콜
모두의 고루하지 않은 성을 위하여

현재뿐인 관계 - 수잰 코킨
기억장애 환자를 사랑한 뇌과학자

작은 정당 큰 정치 - 마르코 판넬라
나이아가라폭포처럼 격한 헌신

세속의 사제 - 페르난도 카르데날
빈민 곁을 지킨 니카라과의 종교적 양심

봄의 운동가 - 루드비크 바출리크
프라하의 겨울을 냉소한 지하출판인

커피처럼 진한 책 - 앨런 콘블럼
미국 독립출판의 정신적 보루

추리소설의 첫 장 - P. D. 제임스
마흔 넘어 데뷔한 ‘추리의 여제’

닳지 않는 표지 - 폴 베이컨
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린 표지

데이터는 알고 있다 - 데이비드 맬컴 라우프
굳은 지층을 깨고 나온 고생물학자

나노미터에서 우주까지 - 해리 크로토
세상을 넓힌 탄소화합물의 발견자

장난처럼 즐겁게 - 로버트 ‘밥’ 페인
생태계에 뛰어든 현장의 생태학자

도그타운의 제왕 - 제이 애덤스
삶을 즐기고 간 100퍼센트 스케이트보더

상상력의 여백 -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를 이끈 게임광

땅과 말하는 자 - 패트릭 화이트필드
자연에 의한, 자연을 위한, 자연과의 농업

진실이 중요하다 - 한스 몸젠
의도주의보다는 사실을 추구한 역사학자

학문을 넘어서 - 셸던 월린
기술보다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철학

의지의 조동사 - 가이 캐러원
‘우리’와 ‘승리’의 포크송

미주
찾아보기

 

두 권이 되는 똑똑한 세계 명작 1~5권 세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달리는 곰셋 - 원작 : 루이스 캘럴 기획 : 달리는 곰셋 그림 : 송은경 책을 펼치면 다른 책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실수 있을 거에요. 아이들 보여주기 전에 저 먼저 펼쳐봤는데요. 이 나와 있네요. 원본그림을 보며 예쁘게 색칠하기 원문을 보고 문장을 따라 쓰기 책장을 넘겨 다음 쪽에도 예쁘게 색칠하기 표지 뒤쪽의 작가 소개란에는 사진을 붙이거나 얼굴 그려넣기 완성한 책장은 점선을 따라 자르기 내용은 많이 들 아시겠지만요. 이 책

uisdd.tistory.com

 

덮밥 한 그릇

덮밥 한 그릇일본음식 좋아하는데 이책을 보고 딱 내스타일이라고 바로주문. 규동덮밥 진짜 좋아하는데재료사다가 빨리 만들어야지그다지 책도 두껍지않아 휴대하기에도 좋고여러가지 덥밥 요리를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에이미 앞서간다 ㅎㅎㅎ일본음식 좋아하는데 이책을 보고 딱 내스타일이라고 바로주문. 규동덮밥 진짜 좋아하는데재료사다가 빨리 만들어야지그다지 책도 두껍지않아 휴대하기에도 좋고여러가지 덥밥 요리를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에이미 앞서간다 ㅎㅎㅎ반찬 없이도 정갈하고

trvaer.tistory.com